지금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당신은 솔로일 확률이 적어도 80% 이상일 것이다.
스마트폰 앱 스토어 '소개팅' 이라고 검색을 하면 아주 다양한 유형의 소개팅 어플들이 검색된다.
위X, 럽센X, 글X, 당연X, 틴X, 숨X, 심X, 정오의XXX, 아만X... 너무 많아서 최대한 많이 나열하려 해도 스크롤이 끝이 없다.
내가 해봤던 대부분의 어플은 사진을 보고 관심 표현을 하는 식의 시스템이었다. 좀 더 디테일링을 살려 보자면..
사는 지역, 나이, 내 혈액형, 관심사(취미나 기타.. ), 종교, 좋아하는 유형의 이성 스타일(키, 몸매.. 등)이 표기되었다.
상대방의 사진을 보고 하는 유형
사진을 보고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은 처음 어플을 사용했을 땐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그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굉장히 큰 단점이라는 것을 간파할 수 있었다. 바로 상대방도 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
물론 겉모습에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기에도 함정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내 이상형(이쁜)에 가까운 사람에게 관심 메시지를 보낸다. 나의 생김새나 기타 관심사 등에 따라서 '수락'을 받는 경우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상관없다. 나는 꽤 괜찮게 생겼으니까. 그렇게 쉽게 이성에게 관심을 표한다. 어플 대부분은 상대방에게 관심 메시지를 보내려면 포인트를 써야 한다. 그리고 그 포인트는 처음 몇 번은 무료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다 포인트가 떨어져 가고 있을 때는 간간히 새로운 이성이 소개된다. 자신감에 차 있는 나는 또 쉽게 관심 메시지를 보낸다. 그렇게 어느새 나의 무료 포인트는 끝이 난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도 무료 포인트가 떨어진 그 찰나, 기다렸다는 듯이 새로운 이성이 마구 소개가 된다. 하루에 한 명 내지는 두 명 정도였던 소개가 수시로 이루어진다. "OO님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 소개해 드려요" 이런 식의 메시지와 함께!
사람이기 때문에 이성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본능적으로 그냥 넘어 가지지가 않는다.(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래서 그렇게 또 과금을 한다. 처음에는 몇 번의 시도만에 될 것으로 판단되어 소액으로 충전을 한다. 하지만 무료일 때도 그렇지 못했듯 과금의 과금이 이루어진다. 심지어 포인트 충전도 번뜩이게 세일을 한다. '오늘만'을 내세워서 말이다.
핵심은 얼굴을 볼 수 있어서 과금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인간의 본능과 욕심, 욕구 충족을 이용한 뻔하지만 승률 높은 수법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항간에는 어플 자체적으로 알바를 고용해서 쓴다든가, 조작된 사진들이라는 이야기가 떠돌기도 했다.(어쩌면 지금도..?)
연애가 쉽지 않은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돈을 들여 소개팅을 하려니 뭔가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
상대방의 사진을 보지 않고 하는 유형
일명 블라인드 소개팅이다.
나는 어플이 아닌 실제로 소개팅을 나갈 때 몇 회 정도는 상대방의 카톡 프사나, 정면으로 나온 사진을 보지 않고 나가는 것을 즐겼다. 이유는 얼굴을 보고 주선자에게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이 좀 속물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가끔은 아주 혹독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던 기억이...
어쨌든, 근래에 만나게 된 블라인드 소개팅 어플이 있다. 바로 '커피한잔'. 이름 직관적으로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다.
상대방에게 신청을 할 때도 '커피한잔 신청' 이다. 상대방이 수락할 때도 '커피한잔 수락', 채팅 중일 땐 '커피한잔 중입니다'
이런 식으로 표현된다. 블라인드 소개팅이어도 포인트 및 과금은 존재한다. 포인트는 '커피콩' 이라고 부르고 그것을 과금하여 충전하는 식으로 한다.
하루에 딱 한 명의 상대가 소개된다. 다른 어플들에 비해 좀 박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부분들을 생각해보면 진정성? 진실된? 그런 느낌이 들게 해 섭섭하진 않다.(많이 소개되어 봐야 과금만 늘어날 뿐이니..ㅜㅠ)
커피한잔 어플의 특징은 아무나 가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높은 스펙의 어떤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조건이 존재하는가 하면 바로 회사 이메일을 입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이메일로 인증을 받아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꼭 이름 있는(대기업 계열) 회사가 아니어도 된다. 그저 사내 개인의 이메일 계정으로 인증만 받으면 가입이 된다.
아마도 시대가 시대인만큼 아무나? 아무렇게나? 소개를 시켜주진 않겠다는 해당 어플 대표의 자부심 같은 것이 느껴진달까. 실제로 앱스토어에서 어플 평가를 확인해보면 커피한잔 신청할 때 드는 커피콩의 개수가 너무 많은(36개의 커피콩이 사용됨) 것 아니냐는 글이 있었다. 그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 이러했다.
댓글 : 커피한잔을 신청할 때 36개의 커피콩이 사용되지만, 상대가 수락하지 않을 경우 36개의 절반인 18개를 돌려줍니다.
소개팅, 데이팅 어플 중에 그런 어플은 우리가 유일할 것입니다.
나도 처음엔 무슨 "커피한잔 신청할 때 36개나 필요한가!", "이 어플도 과금으로 남발하는 어플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사용해본 어플들은 뜯어가기 바빴지 조금, 아니 반이라도 돌려줄 생각은 없었던 것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커피한잔 후기 및 장단점!!
좋다! 어디 한번 해보자!
커피한잔 역시 초반엔 한 번에서 두 번 정도 신청할 수 있는 커피콩이 충전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밖에도 커피콩을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루트는 꽤 존재했다. (다른 어플들과 비교하면 다르긴 확연히 다르다!!)
먼저 장점!
일단 알바처럼 느껴지거나, 조작되었다고 의심할만한 꺼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뭔가를 하려고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느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과금을 유도하기 위해 호객(잦은 이성 소개 및 오늘만 이 가격) 행위를 하지 않는다. 위에 언급했던 어플들과 비교가 된다.
오히려 좀 서운 할 정도로 하루에 한 번이었다.
회사가 인증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굳이 궁금해할 필요 없다. 이 부분은 가끔 소개팅을 나가면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를 물어볼 때 좀 애매할 때가 있기도 하니까 장점이라는 것이다. 물어보는 쪽이나 물음을 받는 쪽 모두 다른 의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단점!
블라인드의 단점은 딱 이름에서 나온다. 블라인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이 남겨 놓은 글뿐이다.
나를 글(소개글 작성)로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것으로 어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또 상대방의 소개글과 관심사 등을
보고 어떤 사람일지 유추하는 것이 설렘일 수도 있지만 곤란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카톡으로 넘어와 보면 느낄 수 있다)
커피한잔 리얼 후기!
실제로 이어지는 소개팅.
이것이 진짜 중요한 포인트이다. 실제로 소개팅까지 이루어진다.
시작한지 대략 두 달 정도 되어 가는데, 이어져서 채팅을 하다가 카톡으로 넘어온 것만 5번 정도 된다.
그리고 이번 주 금요일에는 실제로 만나는 소개팅이 기다리고 있다! ^^
실제로 만남(소개팅)까지 가져본 것은 두 번이다.
왜 채팅에 카톡까지 이어졌는데, 만남은 두 번 뿐인가 하면..
첫 번째 분은 카톡에 프사가 없었다. 기대를 안고 만나러 나갔지만, 여러모로 스타일이 맞지 않았다.
두 번째 분은 카톡에 프사는 있었지만, 내가 확인을 일부러 하지 않았다. (이때까지도 뭔가 겉모습만 보고 소개팅을 나갈지 말지를 결정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세 번째부터는 좀 다르게 접근했다.
채팅으로 이어졌다가 카톡으로 넘어가서 프사를 확인하고.. 내가 선호하는 느낌의 스타일이 아니면 과감히 거절하는 것이다. 실제로 거절의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여성분들은 남자 쪽에서 카톡을 하지 않으면 먼저 톡을 보내지 않는 것이 살면서 내가 느낀 특징이다.(100%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사귀는 사이에서도 아니다. 단지 서로의 관계가 좀 애매할 때를 얘기하는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지금은 이런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다. 네 번째 다섯 번째부터는 카톡을 확인하고 끌리지 않는 스타일이면 처음 연결되었을 때 톡을 하다가 다음 날부터는 톡을 보내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나에게 외모지상주의자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태껏 살면서 겉모습에 끌리지 않는 사람의 내면을 보고 끌리게 되었던 경험은 한 차례도 없었다.
그렇다고 멋진 외모를 가졌다고 모두 이성적인 호감이 생겼던 것 또한 아니다.
그저 어느 정도의 개인 취향이 존재하는 것이고, 그 취향이 너무 좁거나 확고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 그렇지 않은가?
가끔 친구들 중에 소개팅을 할 때마다 상대방을 마음에 들어 했던 친구가 있었다.
그런 것 또한 본인의 이성에 대한 스타일이고 취향이라고 생각한다.(개인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얘기함~ ^^)
어쨌든 내가 커피한잔을 하면서 느끼고 터득한 방법들을 공유해봤다.
어플 관계자의 얘기처럼 "이성을 만날 때 외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다른 앱을 찾아주세요" 라는 말에도 공감하는 바이다. 나는 외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전혀 상관없다는 쪽은 아니라는 것이다.
블라인드라고 해서 무조건 겉모습이 멋지지 않은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진을 확인하고 관심 표현을 보내는 유형의 어플이 더 독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지인(여성)은 하루에 80통의 관심 메시지를 받는다고 한다. 그 경쟁률에 나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벌써 힘이 빠진다)
각자의 취향에 맞게 좋은 어플을 만나길 바란다.
나는 한동안 커피한잔을 주로 애용하게 될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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